꽤나 오랜만에 학교에도 가지 않고, 집에도 가지 않고, 시험공부나 다른 일을 하지도 않은 채 하루 종일 푹 쉬어봤다. 그렇다고 그 전에는 일을 효율적으로 했었냐면 그건 아니겠지. 그냥 맘 편하게 탁 놓고 쉬질 못하고 소심하게 끙끙대고 있었을 뿐인데, 추석 이후로 깊어지는 가을 탓인지 날이 갈수록 몸이 가라앉길래 오늘 소심함을 극복하고 하루 과감히 정신줄을 놓아 봤다.
이거 좋네.
오늘 아침까지 해서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 2권("테이블 위의 카드(38)", "부부 탐정(41)"을 다 읽고, 아침에는 오랜만에 방에 쌓였던 먼지를 싹 닦아냈다. 선풍기도 비닐봉지로 포장을 했고(넣어놓을 데가 없어서 위치는 그대로...). 그리고 나서는 두 시간 남짓 컴퓨터 화면으로나마 여자친구랑 이야기를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말에 이렇게 시간 맞추는 게 우리한테는 정말 소중한 일이다. 보고 있으면 걱정이 사라지는 그 느낌이 전화보다 훨씬 세니까. 겨울에 들어올 때까지 이렇게라도 참아야지.
그리고 나서는 잠깐 김연아 경기 동영상 찾아서 보고, 친구들하고 점심 먹고 차 마시고, 들어와서 노닥대다가 잠깐 졸고, 저녁을 먹었다. 그러고 보니 하루 종일 먹기만 했구나?
지지난주 추석, 지난주 무휴업 출근 및 한과 배달로 다소 꼬여버리는 바람에 2주 내내 걸핏하면 몸을 놔두고 어디론가 자러 갔는지 쉬러 갔는지 모르게 사라졌던 정신줄('그분'!)이 이번 주에는 아마 오늘 덕분에 붙어 있지 않을까 싶다. 월요일에는 '그분'이 파주에서 아직 안 오셨고, 금요일쯤 되면 벌써 녹두 내려가서 쉬고 계시는 바람에 몸이 그분 없이 움직이느라 고생을 많이 했으니......
이번 주에는,
영어 회화 수업이 끝났으니 헬스장에 등록해서 아침운동을 시작해야겠고,
언제 볼 지 모르는 아담스 교수님 시험을 슬슬 준비해야겠으며,
제대로 돌린 게 맞는지 통계 처리 결과를 꼭 확인을 받고,
보름 넘게 통계만 붙잡고 있느라 손도 대지 않았던 이런저런 수업교재들을 읽어봐야겠다.
10월이 이렇게 가는구나. 여러분도 화이팅~~!
Posted by 충원